‘중티’의 역습 – 중국 제품에 대한 한국 Z세대의 인식 변화

By Tracy Shim

우리는 최근 사탕 관련 소비자 리서치를 하면서 ‘샤오커오라’라는 중국 사탕이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예전에는 중국 제품, 특히 식품에 대해서 품질이나 안전과 관련한 부정적인 선입견이 있었는데 최근 한국의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그러한 거부감이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한때 ‘중국스럽다’ 혹은 ‘중티난다’는 말은 촌스럽고 조악하다는 의미에 가까웠다. 세련되지 못한 과함, 어딘가 허술한 만듦새를 가리키는 다소 부정적인 표현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최근 Z세대 사이에서 이 단어의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틱톡과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차이나맥싱(Chinamaxxing)’ 트렌드가 번지면서, ‘중티’는 어느덧 과감하고 독특해서 오히려 힙한 하나의 B급 개성으로 쓰이고 있다. 앞서 언급한 중국 사탕 샤오커오라도 SNS의 숏폼으로 바이럴을 타면서 인기가 높아졌다고 한다. 실제로 언론에 보도된 빅데이터 분석을 보면 최근 1년간 ‘중티’ 언급량은 250% 넘게 뛰었고, 긍정 감성 비율 역시 70%를 상회한다. 관련 단어로 ‘예쁘다’, ‘화려하다’ 같은 칭찬이 함께 따라붙고 있다.

과거 ‘한국적인 것’이 관광지 기념품 취급을 받다가 유연한 재해석을 거쳐 힙한 트렌드가 되었듯, 한때 배척받던 중국풍 감성 역시 어떻게 요즘 젊은이들의 취향으로 스며들었을까? 단순히 한때의 유행으로 넘기기엔 Z세대의 문화 소비 공식 자체가 바뀐 결과에 가까워 보인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아이돌 팬덤 문화, 그리고 정치와 문화를 철저히 따로 떼어놓고 보는 요즘 세대의 실용적인 태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거부감이 허물어지기 시작한 첫 번째 계기는 단연 숏폼 미디어다. 릴스나 틱톡처럼 15초 안에 시선을 끌어야 하는 피드 속에서, 쨍한 색감이나 과감한 패딩 자수, 도우인 메이크업 같은 중국 특유의 화려함은 촌스러움이 아니라 ‘단번에 눈길을 끄는 강렬한 비주얼’로 작동한다. 여기에 ‘중티’라는 단어가 유쾌한 밈으로 소비되면서 문턱이 더 낮아졌다. “오늘 스타일 좀 과한데? 완전 중티나네” 같은 말은 타인을 깎아내리는 조롱이 아니라, 친구끼리 과한 연출을 주고받는 친숙한 장난에 가깝다. 과함을 억지로 세련되게 가공하기보다 그냥 하나의 놀이로 즐기다 보니 특유의 거부감도 자연스럽게 희석된 것이다.

과거에는 중국의 샤오미를 ‘대륙의 실수’라고 풍자하거나 다이슨을 모방한 중국 제품을 ‘차이슨’이라고 폄하하면서 저렴하지만 품질은 신뢰하기 어렵다는 인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로보락’이 이미 로봇청소기의 최강자로 자리 잡았고 DJI의 액션캠이나 Laifen의 헤어드라이어 등은 꽤 고가의 웰메이드 제품으로 점차 입소문을 타며 인정을 받고 있다. 아직 한국에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명품 가죽 가방 브랜드 Songmont,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 라우푸 골드 등은 상하이 여행을 간다면 한번 체크해 봐야 할 럭셔리 브랜드로 인식되기도 한다. 이러한 경험들이 누적되면서 젊은 세대 사이에서 중국 브랜드는 더 이상 가성비 좋은 저렴한 제품이 아니라 새로운 글로벌 트렌드의 하나로서 인식될 수 있는 것이다.

이 변화는 패션이나 미디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미 Z세대의 일상 깊숙이 자리 잡은 식문화 역시 마찬가지다. ‘하이디라오’에서 특유의 직원 춤 서비스를 받으며 숏폼 챌린지를 찍거나, 장원영이 인스타그램에 인증하며 화제가 된 중국 차 브랜드 ‘차지(CHAGEE)’처럼 힙하게 재해석된 브랜드를 소비하는 행위는 더 이상 생소한 이국 문화의 체험이 아니다. 자극적이고 화려한 식문화를 하나의 유쾌한 놀이이자 라이프스타일로 소비하는 흐름이 ‘중티’ 감성의 거부감을 낮추는 데 일조한 셈이다.

이처럼 미디어와 식문화를 넘나드는 유쾌한 놀이가 매력적인 취향으로 안착하는 데는 K-POP 글로벌 멤버들의 역할도 컸다. 제로베이스원의 장하오나 에스파의 닝닝처럼 대중적 호감도가 높은 중국인 멤버들은 Z세대에게 본토의 패션과 뷰티, 라이프스타일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메신저 역할을 했다. K-POP 시스템 안에서 가공된 이들의 감각을 접하면서, 젊은 소비자는 국적이나 정치라는 거창한 프레임보다 인물 자체의 실력과 스타성에 먼저 반응한다. 호감형 인물이 보여주는 본토의 스타일은 경계해야 할 이질감이 아니라 “따라 해보고 싶은 힙한 스타일”로 재발견된다.

여기에 중국 미디어 콘텐츠 자체의 재미가 더해졌다. 최근 젊은 층은 거대 자본이 들어간 선협물이나 사극의 화려한 영상미를 즐기고, 회당 1~2분짜리 ‘숏폼 드라마’를 자투리 시간에 가볍게 소비한다. 넷플릭스의 중국 사극 시리즈들은 한국 드라마에서 볼 수 없는 장대한 스케일과 이국적인 서사를 바탕으로 중국 배우들에 대한 팬덤까지 만들어 내고 있다. 어쩌면 문화 콘텐츠에 있어서 ‘중류(China Wave)’가 한류에 도전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을지 모른다. 여기서 핵심은 문화 소비와 정치적 이미지의 완벽한 분리다. 요즘 세대의 콘텐츠 소비 기준은 단순하고 명확하다. “나한테 재미있는가, 눈이 즐거운가.” 콘텐츠가 직관적인 재미를 주면, 국적에 대한 선입견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순수한 취향의 영역만 남는다.

결국 ‘중티’의 반전은 중국이라는 국가에 대한 호감이라기보다 숏폼과 밈이 문턱을 낮추고, 아이돌이 취향을 연결하며, 콘텐츠가 재미를 보장해 준 결과에 가깝다. 낯선 스타일을 비웃거나 거부하기보다, 일단 유연하게 즐겨보는 분위기가 자리 잡은 셈이다. 생소함 속에서 재미를 찾고, 과함 속에서 힙함을 읽어내며, 다름을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쓸 줄 아는 Z세대의 유연한 소비 방식이 ‘중티’라는 단어의 위치를 바꾸어놓았다.

Key Takeaways

  1. 어색함’을 ‘B급 밈(Meme)’으로 승화시키는 Z세대의 유희적 소비

과함이나 이질감을 억지로 고급스럽게 포장하기보다, 밈(Meme) 형태의 놀이로 소비할 때 거부감은 자연스럽게 희석된다. Z세대는 주류 미감에서 벗어난 스타일도 유쾌한 놀이이자 힙한 개성으로 전환해 수용한다.

  1. 고정관념을 넘어서는 ‘콘텐츠 본연의 재미’와 ‘인적 매개체’

복잡한 고정관념이나 편견보다 ‘직관적 도파민(재미·비주얼)’과 호감형 인플루언서·아이돌이라는 ‘친근한 매개체’가 소비자의 마음을 먼저 열게 한다. 브랜드는 거창한 스토리텔링보다 소비자의 눈과 입을 사로잡는 확실한 매력 포인트에 집중해야 한다.

  1. 식문화부터 숏폼까지,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확장되는 ‘취향의 다변화’

한 영역(숏폼)에서 낮아진 문화적 문턱은 식문화(하이디라오, 차지)와 미디어(숏폼 드라마) 등 일상 전반으로 빠르게 번져나간다. 브랜드는 단순 상품 판매를 넘어 Z세대의 라이프스타일 놀이터 안으로 스며드는 전략이 필요하다.

Z세대가 향수를 소비하는 새로운 공식

2026년 1학기 센티플 김기호 대표가 덕성여대 문화인류학과에서 진행한 <마케팅 인류학> 워크샵 수업 중에서 Z세대의 향수 소비에 대한 학생들의 우수 발표 사례를 소개합니다.

Z세대가 향수를 소비하는 새로운 공식(탬버린즈 사례 연구):

윤희주(경영학과), 이수민(문화인류학과)

향수를 고를 때 여러분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대부분은 당연히 ‘향’이라고 답할 것입니다. 하지만 Z세대의 소비 세계에서는 이 당연한 공식이 완전히 뒤집히고 있습니다.

마케팅 인류학 연구(윤희주·이수민)에서 발표한 흥미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가장 핫한 브랜드인’탬버린즈(TAMBURINS)’를 하나의 렌즈로 삼아 분석한 결과 아주 재미있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Z세대가 향수를 선택하는 기준은 신체적인 후각 기능 그 너머에 작동하는 복층적인 문화적 메커니즘이 있다는 점인데요. 이들이 향수라는 액체 뒤에 숨겨진 어떤 가치를 소비하고 있는지, 흥미로운 마케팅 인사이트를 정리해 드립니다.

공간이 설계하는 의례: 매장인가, 미술관인가?

탬버린즈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에 들어서면 이곳이 향수 매장인지, 현대 미술관인지 경계가 모호해집니다. 거대한 버섯 조형물과 압도적인 미디어 아트가 공간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공간 구조는 문화인류학자 빅터 터너(Victor Turner)의 ‘의례 과정(Ritual Process)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는 매장을 방문하며 일상으로부터 분리되어 브랜드 세계관으로 진입하는 의례적 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 분리 (지상 외관): 번잡한 성수동 거리라는 일상 공간으로부터 분리됩니다.
  • 과도기 (계단 및 진입): 지하 쇼룸(showroom)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세계로 차단되는 경험을 합니다.
  • 통합 (브랜드 세계관 참여): 제품명이나 가격 정보가 최소화된 전면 전시 공간에서 온전히 브랜드를 체화합니다.

연구진의 흥미로운 관찰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카메라를 꺼내 드는 순간은 향을 맡을 때가 아니라 조형물 앞에 섰을 때였습니다. 즉, Z세대는 후각적 자극을 받기 전에 이미 시각적 경험과 공간의 미학에 매료되어 소비를 결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미술관 도슨트가 된 직원들: 큐레이팅된 비밀 퍼포먼스

탬버린즈의 오프라인 경험을 진정 매력적으로 만드는 숨은 공신은 바로 ‘직원들의 포지셔닝’에 있습니다. 이들은 일반적인 매장에서처럼 빠른 판매나 결제를 유도하는 전통적인 판매원의 모습이 아닙니다. 마치 전시회에서 관람객을 안내하는 ‘미술관 도슨트’처럼 행동합니다.

이러한 도슨트형 가이드는 소비자가 느끼는 의례적 신성함과 특별함을 한층 더 끌어올립니다. 이곳에서는 제품 설명과 추천이 단순히 매대 위에서 기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직원들은 고객의 경험을 지극히 개인적이고 신비로운 영역으로 이끄는데, 예를 들어 묵직한 커튼 뒤로 들어가 정성스러운 손글씨가 적힌 시향지를 직접 가져다주는 방식을 취합니다. 이러한 연극적이고 극적인 요소(Theatrical element)는 향수 쇼핑을 사적이고 은밀한 하나의 퍼포먼스로 격상시킵니다. 소비자는 이 과정을 통해 단순한 물건 구매를 넘어, 일종의’비밀스러운 의식’에 참여하는 듯한 거룩함과 특별함을 선물 받게 됩니다.

후각의 정경화: 향기가 아닌 ‘장면’을 팝니다

향이라는 감각은 보이지 않고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탬버린즈의 직원들은 ‘후각의 정경화(情景化)’라는 고도의 세일즈 언어를 사용합니다. 탑·미들·베이스 노트 같은 화학적 성분을 나열하는 대신, 향을 특정 장소, 풍경, 계절의 이미지로 번역하여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안개가 끼고 이끼가 낀 숲 같은 느낌이에요. 한강의 밤공기 같은 향입니다.”

이러한 언어를 통해 소비자는 향을 맡기도 전에 머릿속에 하나의 해석 틀을 갖게 됩니다. 브랜드가 향수가 아닌 ‘장면’을 판매하는 순간입니다. 또한 “지금 계절엔 무거우니 이 향을 추천한다”와 같은 시의적 정당성을 부여함으로써, 공간에서의 경험을 자연스럽게 제품 구매 명분으로 연결시킵니다.

자기 만족’이라는 서사의 반전

심층 면담에 참여한 Z세대 소비자들은 입을 모아 향수를 오직 ‘자기 만족’을 위해 뿌린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실제 행동 패턴을 깊이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모순이 발견됩니다.

  • 사회적 무대 전면의 실천: 한 참여자는 집에 혼자 있을 때는 절대 향수를 뿌리지 않으며, 친구를 만나러 나왔다가 향수 뿌리는 것을 깜빡했다는 걸 인지하면 약속 시간에 늦더라도 다시 집으로 돌아가 뿌린다고 답했습니다. 향수가 빠지면 그날의 완벽한 준비가 무너진 것 같다는 허전함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 전략적 기회비용: 또 다른 참여자는 *”알바를 갈 때는 굳이 만나는 사람들에게 비싼 향수를 보여주고 싶지 않아 저렴한 탈취제만 뿌린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어빙 고프먼(Erving Goffman)의 ‘자아 연출 이론’과 일치합니다. Z세대에게 향수는 단순한 위생 도구(씻기나 탈취제 영역)가 아닙니다. 깨끗하게 관리된 신체 위에 타인에게 보여주고 싶은 ‘나의 이미지’를 덧입히는 철저한 미적 표현이자 사회적 커뮤니케이션 수단인 것입니다.

  1. 브랜드 기억’ vs ‘제품 기억’의 비대칭성

이번 연구가 브랜드 마케터들에게 던지는 가장 날카로운 화두는 바로 ‘브랜드 기억과 제품 기억의 비대칭적 양상’입니다. 탬버린즈는 대중적인 문화적 붐을 일으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소비자의 기억 속에서 독특한 딜레마를 겪고 있습니다.

  • 선명한 브랜드 기억: 플래그십 공간의 동선, 거대한 버섯 조형물, 제니나 필릭스 같은 셀럽의 강렬한 비주얼 이미지, 직원의 감각적인 언어는 뇌리에 아주 선명하게 남습니다.
  • 희미한 제품 기억: 시그니처 향인 ‘카모(CHAMO)’를 제외하고는 개별 향수의 이름을 자발적으로 연상하는 비율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탬버린즈 하면 딱 이거지”라고 할 만한 제품 중심의 정체성이나 역사성, 고급스러운 헤리티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면담 참여자들은 탬버린즈를 ‘샤넬, 딥디크, 바이레도’ 같은 명품 향수 브랜드와 ‘대중적인 로드숍 브랜드’ 사이의 다소 애매한 정체성으로 매핑했습니다. 제니를 활용한 셀럽 마케팅은 브랜드를 인지시키는 최초의 트리거(Trigger) 역할은 훌륭히 해냈지만, ‘직접 맡아보기 전에는 대리 경험이 불가능한 후각의 특성’ 때문에 향 자체에 대한 신뢰로 직결되지는 못한다는 한계를 보여줍니다.

Key Takeaways:

탬버린즈의 사례는 Z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수많은 뷰티·라이프스타일 브랜드에 중요한 나침반이 되어 줍니다.

  • 시각적 경험과 극적인 퍼포먼스(오브제, 공간, 도슨트형 직원)는 브랜드로 들어오는 강력한 문을 열어주지만, 지속 가능한 충성도를 만드는 것은 결국 명확하게 각인된 제품의 정체성입니다.
  • 나다움과 힙함을 강조하는 브랜드 메시지와 실제 대중적인 향 사이의 간극을 좁혀야 합니다. Z세대는 매우 예리해서 마케팅 이미지와 제품 본질 사이의 불일치를 자발적으로 포착해 냅니다.

Z세대는 이제 단순히 향수의 액체 성분만을 소비하지 않습니다. 공간의 아우라, 스토리텔링의 묘미, 비밀스러운 큐레이션 과정, 그리고 그것을 향유하는 자신의 사회적 이미지까지 통째로 소비하는 Z세대의 복합적인 문법을 이해하는 브랜드만이 다음 세대의 지갑을 열 수 있을 것입니다.

Z세대의 새로운 아이덴티티, 디저트

By Tracy Shim

어떤 대상을 부르는 언어가 세밀해진다는 것은 그 대상이 일상에서 차지하는 무게감이 달라졌다는 신호이다. 언어에는 그 사회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그 우선순위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사례로 영어의 ‘Rice’를 들 수 있다. 벼, 쌀, 밥을 하나의 단어로 아우르는 영어권과 달리, 한국어에서 밥은 그 상태와 용도에 따라 이름이 다양하게 나뉜다. 오랫동안 우리 식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해 왔기에, 상황에 맞춰 구체적으로 구분해 부르는 것이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이 논리를 최근 한국의 베이커리 시장에 대입해 보면 재미있는 현상이 읽힌다. 과거 우리에게 슈톨렌, 파블로바, 플랑, 테린느 같은 명칭들은 생소한 외래어이거나 그저 ‘서양식 빵’이라는 커다란 카테고리에 묶인 간식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의 젊은 세대에게 이들을 단순히 빵이라 뭉뚱그려 부르는 것은 마치 모든 커피를 그저 ‘검은 물’이라고 부던 시절로 돌아가는 것만큼이나 시대착오적인 일이 되었다.

최근 뉴스를 통해 접한 서울 주요 상권의 디저트 가격은 웬만한 식사 한 끼 값을 훌쩍 뛰어넘는다. 조각 케이크 하나가 2만 원에 육박함에도 Z세대가 기꺼이 지갑을 여는 풍경은, 이제 빵이 ‘식품’이 아닌 ‘패션’의 영역에 진입했음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이들에게 디저트는 허기를 채우는 음식이 아니라, 자신의 취향과 감각을 증명하는 아이덴티티의 표현 수단이다. 인스타그램 피드를 채우는 사진들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개인의 미적 기준을 보여주는 ‘디지털 명함’ 역할을 하며, 어떤 브랜드의 디저트를 향유하는지가 그 사람의 트렌드 민감도를 대변하는 지표가 된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금의 젊은 세대는 단순한 물건을 사는 것보다 ‘경험을 얻는 것’에 지출을 아끼지 않는다. 소셜 미디어에 올릴 단 한 컷의 완벽한 사진을 위해 전국의 유명 빵집을 찾아다니는 ‘빵지순례’가 일종의 성지순례처럼 여겨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남들이 가보지 않은 이색적인 공간을 방문하고 독특한 디저트를 맛보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강력한 콘텐츠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은 좋은 대화 소재가 될 뿐만 아니라, SNS를 통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큐레이션하는 도구가 된다.

여기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비주얼’이다. 자신의 경험을 시각적으로 남기는 성향 때문에, 같은 종류라도 색상과 모양이 얼마나 새롭고 예쁜지가 관심도를 결정한다. 대전 성심당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전통적인 ‘튀김소보로’로 유명했던 성심당이 전국구로 더 크게 주목받은 계기는 ‘딸기 시루’ 케이크였다. 화려한 과일이 쏟아질 듯 쌓인 압도적인 비주얼이 SNS상에서 강력한 경험 콘텐츠로 작동했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성심당의 ‘딸기 시루’ 케이크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5시간 이상 추운 거리에서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는데 오랜 기다림 끝에 구매에 성공한 것 자체도 잊지 못할 경험 소비의 대상이 된다. 또한 성심당은 홍보에 큰 돈을 쓰지 않으면서도 기부와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에 긍정적인 바이럴을 창출해 내고 있다.

나아가 소비자들은 이제 단순히 맛만 평가하지 않는다. 디저트의 모양은 물론, 매장의 인테리어와 그 안에서 움직이는 스태프들이 전달하는 분위기까지 하나의 완성된 패키지로 경험한다. 기존 베이커리의 문법을 파괴하고 실험적인 조형물과 무채색의 공간, 마치 갤러리의 큐레이터처럼 보이는 스태프들의 절제된 움직임으로 브랜드만의 독특한 정체성을 시각화한‘누데이크(NUDAKE)’가 대표적이다. 사진 속에서 제품과 공간, 사람이 어색함 없이 어우러질 때 소비자의 만족도는 가장 높아지며, 이는 곧 자발적인 공유와 강력한 팬덤으로 이어진다.

결국 디저트를 즐기는 행위는 일상에서 누리는 ‘소소한 행복’이자 가장 적극적인 ‘자기표현’의 과정이다. 밥값보다 비싼 디저트를 선택하는 것은 사치가 아니다. 동시대의 미감을 공유하고 자신의 세계를 구체적인 이미지로 채워 나가는 투자에 가깝다. 이제 디저트는 식사 뒤에 따라오는 소소한 덤이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가장 강력한 패션 아이템이자, 자신의 감각을 드러내는 가장 구체적인 언어이다.

Key Takeaways

  • 취향의 언어가 곧 문화적 자본이 되는 시대: ‘빵’이라는 범용적 단어 대신 슈톨렌, 테린느, 플랑 같은 고유명사를 정확히 구사하는 현상은 디저트가 단순한 음식을 넘어 개인의 취향과 지식 수준을 증명하는 고도화된 ‘문화적 자본’으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 푸드(Food)를 넘어 패션과 콘텐츠로의 전이: Z세대에게 디저트는 허기를 채우는 열량이 아니라, 자신의 감각을 드러내는 ‘패션’이자 SNS 피드를 풍성하게 만드는 ‘경험 콘텐츠’이다. 밥값보다 비싼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는 것은 미각적 충족을 넘어, 타인과 공유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자기표현의 재료’를 구매하는 행위이다.
  • 일관된 미감이 만드는 브랜드 팬덤: 성심당의 시루 케이크나 누데이크(NUDAKE) 사례처럼, 압도적인 비주얼과 공간의 철학, 스태프의 페르소나가 하나의 지향점을 향할 때 소비자들은 강력한 매력을 느낀다. 이제 디저트 비즈니스의 핵심은 단순한 제품을 넘어, 소비자가 기꺼이 찾아가 기록하고 싶게 만드는 ‘완성도 높은 감각의 경험’을 설계하는 데 있다.

K-뷰티의 진화: 피부미용 기술 생태계로의 전환

By Tracy Shim

K-뷰티의 진화는 한국 사회의 보다 넓은 변화를 반영한다. 한국에서는 능력주의와 신자유주의적 가치관이 외모의 아름다움을 사회적 자본의 형태로 재정의하였다. 한국에서 개인의 노력은 이제 학업과 직업적 성취를 넘어 외모 관리까지 확장되며, 이는 자기 절제, 자기 관리, 경쟁력을 나타내는 가시적 지표로 기능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아름다움은 더 이상 피상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경제적 수익이 있는 전략적 투자로 간주된다. 실제로 최근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젊은 구직자 중 66%가 취업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미용 관리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논리는 특히 Z세대 소비자에게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들은 젊은 시기부터 ‘슬로우 에이징(slow-aging)’이라는 생활패턴을 실천하며, 노화에 대응하는 것을 넘어서 젊은 외모를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추구한다. ‘슬로우 에이징(slow-aging)’ 트렌드의 부상과 가정용 미용기기 시장의 급속한 확장은 효율 중심의 자기 최적화 경향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고급 기기는 사치품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반복적 시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합리적 투자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소비자, 흔히 ‘스킨텔렉추얼(skintellectuals)’이라 불리는 이들은 성분, 임상 데이터, 기기 성능을 전문가 수준으로 분석하며, 스킨케어 루틴을 성과 지향적 시스템으로 전환한다.

동시에 한국의 미적 이상은 ‘노력 없는 완벽함( effortless perfection)’을 강조한다. 자연스러운 세련됨을 드러내면서도 노력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 외모를 목표로 한다. 이러한 미적 역설은 보이지 않는 집중적 노력을 전제로 한다. 다단계 루틴, 장기적 피부 관리, 세심한 자기 관리가 과도하지 않은 외형 속에 은근히 드러날 때, “노력의 부재” 자체가 통제력과 세련됨의 신호로 인식될 수 있다.

‘내면의 아름다움(inner beauty)’ 개념은 이러한 틀을 확장하며, 피부를 전반적 건강의 지표로 자리매김한다. 미용 관리는 점점 국소적 관리뿐 아니라 영양, 보충제, 생활습관 최적화까지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는 프로바이오틱스, 콜라겐 섭취, 웰니스 루틴 등이 포함된다. 결과적으로 아름다움은 외적 모습과 내적 건강을 동시에 관리하는 지속적인 자기 관리 프로젝트가 된다.

한국 소비자들은 또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에 익숙하다. 화해(Hwahae), 글로우픽(GlowPick)과 같은 디지털 플랫폼은 성분 투명성과 맞춤형 평가를 제공하며, 개별 피부 유형에 적합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게 돕는다. 이러한 도구를 통해 소비자는 제품 효능을 평가하고 유해 성분을 피하며, 마케팅 주장도 검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브랜드 충성도보다 근거 기반 소비가 확산되었으며, 복잡한 다단계 루틴과 ‘스킵 케어(skip-care)’ 미니멀리즘이 공존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다. 소비자는 핵심 성분을 중심으로 자신의 피부에 가장 효과적인 루틴을 전략적으로 구성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피부과와 미용 시술 간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고강도 집속 초음파(HIFU), 고주파(RF) 장치와 같은 의료용 기술이 점차 소비자용 솔루션으로 대중화되고 있으며, 지속적이고 저자극적인 외모 관리가 가능해졌다. 클리닉은 의료, 소매, 체험 공간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가정용 기기는 전문급 시술을 일상으로 확장되었다. 이러한 융합은 임상 시술, 소비자용 기기, 개인화 데이터를 통합한 풀스택 미용 생태계(full-stack aesthetic ecosystem)라는 새로운 산업 모델을 만들어냈다. 삼일PwC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뷰티 디바이스 시장은 지난 10년간 20배 성장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APR은 자사 ‘메디큐브 에이지-R’ 기기의 누적 글로벌 판매량이 600만 개를 돌파했다고 보고했다.

결국 K-뷰티는 단순한 화장품을 넘어섰다. 외모, 건강, 데이터가 결합된 기술 기반 자기 최적화 시스템으로 진화한 것이다. 이러한 모델이 발전함에 따라 한국은 제품 혁신을 선도할 뿐 아니라, 아름다움을 인간 잠재력을 유지·향상시키는 지속적·기술 기반 활동으로 이해하는 새로운 글로벌 패러다임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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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동: 의미와 스토리를 추구하는 빈티지샵

젊은이들의 활기로 가득 찬 홍대 거리와는 달리, 연희동의 조용한 주택가 뒷골목은 한층 차분한 매력을 선사한다. 작은 카페, 디자인 숍, 빈티지 가게들이 개조된 벽돌 주택 속에 자리하며, 방문객들에게 주류 쇼핑과는 다른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출판사 운영으로 사업을 시작했던 반기훈 대표는 작년 연희동에 빈티지 숍 Vcob를 열었다. 그는 스토리를 담는 것은 꼭 책만이 아니라 옷, 신발, 가방과 같은 물건들에도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는 생각에 빈티지 숍을 운영하게 되었다고 한다. 예를 들어, 그의 아내가 네 살 때 그린 그림을 모티프로 만든 티셔츠는 젊은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반기훈 대표는 매일 우연히 들리는 손님들과의 대화를 통해 사람과 물건 사이에 새로운 인연이 만들어진다고 강조한다. 은퇴한 미용사가 쓰던 트롤리, 동네 목욕탕에서 가져 온 때밀이대, 빈티지 Keds 숙녀화 등 일상적인 물건들이 고객을 스토리 여행으로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마찬가지로, 부부가 운영하는 비스킷 스튜디오는 여행 중 찍은 사진을 노트, 엽서, 키링 등 일상용 문구로 재탄생시킨다. 스튜디오 벽을 채운 사진과, 방문객들이 조용히 앉아 기억이나 속마음을 적어볼 수 있는 ‘여백의 방’은 물건이 개인적·공유적 이야기 속에서 의미를 갖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러한 가게들은 소비 가치의 변화—감정적 몰입과 스토리텔링이 물건의 가치를 결정하는 시대—를 보여준다. 개인적 이야기나 상징적 의미를 통해 물건은 단순한 제품을 넘어 고객과 정서적 연결을 형성한다. 지역 팝업과 플리마켓을 기획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김제나 님은 연희동을 찾는 젊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고객들은 단순히 가격이 낮은 상품보다는 온라인 쇼핑으로는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순간을 추구한다고 말한다. 작은 키링 하나조차 그날의 소중한 기념품이 될 수 있다.

김제나 님은 글로벌 브랜드가 연희동에서 성공하려면 단순한 규모와 가시성을 넘어 스토리 중심의 체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구매 가능한 소품과 이야기 중심의 경험을 통해 브랜드와 고객 사이에 감정적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용하고 덜 상업화된 연희동의 거리들은 서울의 럭셔리 쇼핑 지역과 달리, 대안적 소비의 본질을 드러낸다. 이야기를 담은 물건을 발견하고, 정서적 연결을 형성하며, 주류 트렌드를 넘어선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장소가 바로 이곳이다.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서 전통의 재해석

By Tracy Shim

전통의 보존에서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한국적인 것’이 문화 자산이 되기까지

한때는 ‘한국적인 것’이 촌스럽고 시대에 뒤처진 감각으로 여겨지던 시기가 있었다. 전통적인 디자인의 상품은 관광객이 사는 기념품에 가까웠고, 한글이 적힌 티셔츠보다는 뜻도 모르는 외국어 문구가 들어간 티셔츠가 더 힙하다고 인식되던 때였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한글을 조형적으로 재해석한 의류, 자개나 전통 매듭을 활용한 귀걸이와 같은 액세서리가 젊은 층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소비되기 시작한 것이다. 식문화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컵케이크와 마카롱 같은 서양식 디저트가 중심이던 자리를 약과, 한과, 전통차가 서서히 대체하기 시작했다.

젊은 디저트 가게 운영자들은 한국의 디저트를 단순한 ‘전통 음식’이 아니라, 미디어 환경에 맞는 비주얼과 분위기로 재구성했다. 고즈넉한 맛과 절제된 미감을 앞세운 이 디저트들은 소셜 미디어에서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었고, 그 흐름 속에서 ‘할매입맛’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할매입맛은 단순히 ‘나이 든 사람의 입맛’을 의미하기보다는, 과하게 달지 않고 자극적이지 않은 맛을 선호하는 취향을 가리킨다. 이 표현에는 전통적인 취향을 좋아해도 촌스럽지 않다는, 일종의 문화적 완충 장치로서의 뉘앙스가 포함되어 있다.

한국적인 미감이 젊은 층 사이에 확산되는 데에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역할도 컸다고 볼 수 있다. 2021년 진행된 ‘사유의 방’ 전시는 국보 반가사유상 단 두 점 만을 전시하고, 낮은 조도와 긴 체류를 유도하는 동선을 통해 ‘보는 전시’가 아니라 ‘머무는 경험’에 초점을 맞췄다. 정보 과잉에 익숙한 세대에게 설명 없는 여백은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왔고, 명상·웰니스·슬로우 라이프와 같은 Z세대의 정서 코드와도 자연스럽게 연결되었다. 그 결과 국립중앙박물관은 ‘옛것을 공부하는 장소’가 아니라, 일부러 시간을 내어 방문하고 싶은 공간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The Room of Quiet Contemplation ©National Museum of Korea

2025년 기준 국립중앙박물관의 연간 관람객 수는 약 650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시 무료 관람으로 인해 관람객의 연령대별 정량 데이터는 제한적이지만, 다양한 평가를 통해 젊은 세대 방문이 증가하고 있다는 질적 분석이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 이 변화는 전시 공간에만 국한되지 않고, 국립중앙방물관의 굿즈 전략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차가운 소주를 따르면 선비의 얼굴이 붉게 변하는 변온 소주잔, 한국 전통 주방 구조인 부뚜막을 모티프로 한 인센스 세트 등은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오픈런’을 만들어냈다. 또한 KBO와 협업해 출시한 야구국가대표팀의 전통 문양 유니폼 역시 ‘없어서 못 사는’ 상품이 되었다.

그렇다면 한국적인 것이 언제부터 촌스럽지 않고, 젊은 층도 즐길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국제적으로도 통용되는 감각이 되었을까. 그 분기점은 BTS의 월드 투어와 영화 ‘기생충’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이 있었던 2019년 전후로 볼 수 있다. 이 시기부터 한국적인 요소는 단순한 문화적 배경을 넘어, 잠재적인 전략적 문화 자산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아직 대중적으로 ‘힙하다’고 말하기에는 이르지만, 적어도 젊은 층이 거리낌 없이 선택할 수 있는 대상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Museum goods: heat-reactive soju glasses © National Museum Foundation of Korea

이 변화의 배경에는 K-pop과 K-drama의 글로벌 성공이 있다. 중요한 점은 이 성공이 단순히 “외국에서 인기가 있다”는 소식으로 소비된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콘텐츠와 미감이 더 이상 글로벌 기준에 맞춰 변형된 결과물이 아니라, 그 자체로 국제적인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자각이 생겨났다.

2022년을 기점으로 Z세대의 태도는 또 한 번의 전환을 맞이한다. 팬데믹 이후 글로벌 감각이 보편화 되면서, “해외 브랜드처럼 보여야 멋있다”거나 “외국 감각을 따라야 세련돼 보인다”는 압박이 눈에 띄게 약해졌다. 이 시점부터 힙함은 단순한 해외 레퍼런스가 아니라, 새로움·정체성·맥락 있는 이야기의 결합으로 정의되기 시작했다. 한국적인 요소는 더 이상 극복해야 할 한계가 아니라, 차별화를 가능하게 하는 자원이 되었고, 젊은 층은 이를 숨기기보다 자연스럽게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 변화는 디저트, 굿즈, 전시, 패션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며 한국의 전통문화가 한국 젊은 세대는 물론 글로벌 맥락에서도 통용될 수 있다는 인식을 점차 굳혀 나갔다. 그 연장선에서 2025년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글로벌 성공은 이러한 흐름에 다시 한번 스포트라이트를 더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전통문화를 바라보는 사고방식 역시 크게 달라지고 있다. 전통을 보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옛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그 본질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시대의 언어로 계속 번역되고 사용되게 만드는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과거에는 전통을 재해석하는 행위가 왜곡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전통문화의 생명력을 유지하고 확장하는 방식으로 이해된다. 전통은 더 이상 고정된 형태로 지켜야 할 대상이 아니라, 현재의 일상과 감각 속에서 반복적으로 선택될 때 비로소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는 문화 자산이 되고 있다.

Key Takeaways

  1. 전통은 설명할 대상이 아니라, 쓰이도록 설계해야 한다.
    한국적인 요소를 강조하거나 설명하려는 순간, 전통은 다시 무거워진다. 요즘 소비자에게 전통은 설득의 대상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선택될 수 있는 디자인 자원이다.
  2. ‘존중’보다 중요한 것은 ‘일상성’이다
    전통을 존중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선택지 안에 자연스럽게 포함시키는 것이다. 젊은 세대는 전통을 배우기보다, 쓰고 싶어 한다.
  3. 글로벌을 닮으려는 전략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2022년 이후, 과도하게 글로벌한 미감은 오히려 익명적으로 인식될 위험이 커졌다. 차별화는 이제 ‘얼마나 글로벌한가’보다 ‘어디에서 왔는가를 어떻게 드러내는가’에서 만들어진다.
  4. 전통을 쓰되, 번역자는 젊은 세대여야 한다
    전통을 가장 효과적으로 이어가는 방식은, 이를 가장 자연스럽게 다룰 수 있는 세대에게 해석의 권한을 넘기는 것이다. 통제보다 실험이, 보존보다 사용이 전통의 생명력을 연장한다.
  5. 전통은 캠페인이 아니라 ‘시스템’이어야 한다
    한 번의 콜라보나 이벤트로 끝나는 전통 활용은 쉽게 소모된다. 전통적 요소가 제품, 공간, 커뮤니케이션 전반에 지속적으로 녹아들 때 장기적인 브랜드 자산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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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인사이드: 팝업 스토어 트렌드 분석

By Daniel Kim

‘한국의 브루클린’이라 불리는 성수동은 과거 작은 창고와 공장들(특히 수제화 업체)의 집산지였다. 하지만 저렴한 임대료 덕분에 젊은 크리에이터들이 운영하는 갤러리와 스튜디오가 속속 들어서며, 전형적인 도시 젠트리피케이션의 흐름이 시작됐다.

오늘날 성수동은 개성 있는 팝업스토어들로 가득한 활기찬 플랫폼으로 떠오르면서, 국내외 다양한 브랜드들이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경쟁하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이제 성수동은 관광객은 물론, 시장조사 전문가들에게도 반드시 방문해야 할 명소로 자리 잡았다. 

센티플 리서치팀은 성수동 현장 조사를 통해 아래와 같은 주요 인사이트를 정리해 보았다.

프랑스 디자이너 장 줄리앙(Jean Jullien)의 작품이 돋보이는 EQL의 플래그십 스토어는 성수 투어의 흥미로운 시작 포인트였다. 매장 안에는 푸마 발레 플랫과 호카 스니커즈, ARC 러닝 기어까지, 최신 트렌드가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걸코어(Girlcore)와 귀여움(cuteness)의 트렌드는 여전히 성수를 지배하고 있으며, 화장품과 패션 브랜드 전반에 핑크색이 주요 테마로 자리하고 있다. 베티붑(Betty Boop)의 무인 매장은 Z세대 여성 대부분이 실제로는 경험해보지 못한 ‘향수(nostalgia)’를 자극했다. EQL 매장에서는 낮은 공예 테이블과 작은 의자가 마련되어 있어, 방문객들이 컬러풀한 비즈와 참 장식으로 신발끈을 꾸미며 다시 어린 시절 놀이를 하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젤리캣 스페이스(Jellycat Space)’는 이번 방문 중 가장 인기 있는 팝업스토어 중 하나로, 중국의 괴물 인형 ‘라부부(Labubu)’가 촉발한 어른들의 애착 인형 열풍을 효과적으로 이어가고 있었다. 또 하나의 성공 요인은 ‘리미널리티(liminality, 경계적 공간).’ 즉, 파란색 배경의 공간으로 우주여행을 떠나는 듯, 차별적인 색상과 콘셉트 공간에 의해 완전히 다른 세계로 전이되는 듯한 경험이 방문객들을 사로 잡았다. 

최근 인형뽑기 기계(Gacha)는 젊은 한국인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마케팅 도구로도 자주 활용되고 있다. 선택장애의 성향이 강한 젊은 소비자들에게 인형뽑기는 무작위성(randomness) 속에서 일종의 안도감이나 위안을 얻게 해주며, 때로는 희귀 아이템을 뽑았을 때 짜릿한 쾌감을 느끼게 해 주기도 한다.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K-pop Demon Hunters와 에잇세컨즈의 협업 팝업스토어는 의외로 한산했다. 성수동에서는 이미 익숙하게 알고 있는 콘텐츠보다는 새롭고 독특한 경험을 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 개인화된 경험(personalized experience)은 소비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효과적인 전략이다. 예를 들어, rom&nd 매장에서 AI가 피부 톤에 가장 잘 맞는 파운데이션 색상을 추천해주는 체험은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Tracy, Sentpl’s partner, trying out the AI-generated suggestion of a foundation shade for her at rom&nd.

브랜드의 효과적인 현지화(localization) 전략은 한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강하게 어필할 것이다. 실제로 뉴발란스의 서울 한정판 컬렉션인 호랑이 무늬 후디와 태극기 로고가 새겨진 러닝 캡은 강한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었다.

성수동의 랜드마크인 디올(Dior) 플래그십 스토어는 11월초 이미 크리스마스 조명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성수동은 언제나 트렌드에 앞서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국내외 브랜드들이 끊임없이 경쟁하며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역동적인 공간이다.

하이록스: 글로벌 피트니스의 성장 잠재력

By Daniel Kim

하이록스는 8km 달리기와 8개의 기능성 운동 스테이션을 결합한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피트니스 스포츠입니다. 2025년 11월 8-9일 코엑스에서는 서울에서 최초로 Hyrox 대회가 진행되었으며, 모든 티켓은 사전 매진되었습니다. 6,000명 이상이 참가한 이 대회 하이록스 GYM 제휴 매니저로 활동 중인 오태균 씨(Marcus)도 함께 했습니다. 오태균 씨는 현장의 분위기를 아래와 같이 전해주었습니다.

“정말 압도적이었어요. DJ의 음악과 응원 소리가 실내 공간을 가득 채웠습니다. MC는 연예인과 인플루언서 뿐만 아니라 초보자와 중년 참가자들까지 언급하며 모두를 집중하게 해 주었습니다. 실내 장소는 강렬한 흥분으로 가득 차 있었고, 남성들은 상의 탈의를 하고 여성들이 브라탑을 입고 달리는 장면에서 독특한 해방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이록스가 주는 도파민은 정말 비교할 수 없어요.”

경쟁 자체를 넘어, 하이록스는 참가자들의 경험을 향상시키는 다양하고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예를 들어, 하이록스 미디어 팀은 사전 인터뷰를 진행하여 MC가 이벤트 중 참가자와 소통할 수 있는 스토리라인을 구성했습니다. 사진작가들은 코스 곳곳에 배치되어 참가자들의 모든 순간을 포착했습니다. 오태균 씨는 생동감 있는 자신의 사진을 보면서 실제 프로 선수처럼 느껴졌다고 합니다.

Marcus, performing sandbag lunges at Hyrox Singapore 2024

하이록스의 잠재적 성장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크로스핏 대비 높은 접근성
무거운 웨이트 트레이닝이 없기 때문에, 하이록스는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단순한 운동을 기반으로 하며 부상 위험도 적습니다.

2. 마라톤과의 차별화
마라톤 완주는 최근 인기를 끌면서 비교적 흔해졌지만, 하이록스는 시각적·감정적으로 더 차별적인 경험을 제공합니다. 실제 선수처럼 운동하고 느끼는 ‘인스타그램 감성’의 경험이 가능합니다.

3. 몰입형 이벤트 경험
하이록스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강렬함을 제공하며, 피트니스를 공유하고 감정적으로 몰입하는 경험으로 발전시킵니다. 특히 외국에서의 대회에 참가할 때는 이벤트 경험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4. 여성 참가자의 증가
점점 더 많은 여성들이 요가나 필라테스 같은 신체적 아름다움 추구에서 벗어나, 강인함과 지구력을 통한 도전적인 피트니스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의 하이록스 여성 참가자는 40%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5. 커뮤니티 소속감
하이록스는 참가자들 사이에 강한 소속감을 형성합니다. 오태균 씨 역시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른 하이록스 선수들과 연결되었고, 이후 서로의 훈련 여정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Marcus completes Hyrox Hong Kong 2025

한국에서 하이록스는 이벤트 중심에서 더 넓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한국 내 더 많은 피트니스 센터와 제휴하여 하이록스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도입할 계획입니다. 오태균 씨에 따르면, 한국은 중국과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 시장 확장의 중요한 시험무대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중요한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바로 하이록스를 극단적인 운동선수만을 위한 스포츠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가족, 일반 헬스 이용자, 중장년층 등 일상적인 사람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방법입니다.

오태균 씨는 하이록스 이전에 룰루레몬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글로벌 브랜드 마케팅에 대한 날카로운 시각을 제공했습니다.

“한국 시장에서 현지화는 글로벌 브랜드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까다로운 것 같아요. 한국 소비자들의 기대치가 높기 때문이죠. 파이브 가이즈와 팀 호튼은 한국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올해 룰루레몬은 봉제선 없는 얼라인 레깅스를 마치 ‘혁신적인’ 제품처럼 홍보했지만, 2018년에 안다르 같은 국내 브랜드에서 비슷한 제품을 이미 출시한 바 있습니다.”

이 기사는 오태균 씨(하이록스 GYM 제휴 매니저)와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왜 C-뷰티는 한국 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가

By Tracy Shim

한국의 뷰티 시장은 오랫동안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피부’라는 K-뷰티의 이미지로 정의되어 왔다. 하지만 이제 Z세대 사이에서 새로운 미적 감각이 떠오르고 있다. 짧은 영상 문화, 알고리즘 기반의 콘텐츠 발견, 그리고 즉각적인 시각적 임팩트를 추구하는 태도로 대표되는 이 변화는, 젊은 세대가 ‘뷰티를 인식하고 표현하는 방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중국 뷰티 브랜드, 즉 C-뷰티가 있다. 이들은 소셜미디어에서 ‘뷰티가 어떻게 보여지고 느껴지는가’를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INTO YOU Cosmetics

한국의 Z세대에게 뷰티는 화면 속에서 시작된다. 그들은 스마트폰과 함께 성장했고,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표현해왔다. 이 피드 속에서 ‘주목받는 것’은 가장 중요한 화폐다. 그리고 C-뷰티는 그 시각적 언어를 누구보다 능숙하게 구사한다. 중국판 틱톡인 ‘도우인(抖音)에서 유행한 ‘도우인 메이크업’은 이미 하나의 바이럴 템플릿이 되었다. 또렷한 음영, 길게 뻗은 속눈썹, 글로시한 그라데이션, 카메라에 바로 잡히는 광채로 단 몇 초 만에 얼굴을 완전히 바꿔놓는다. 이 영상들이 한국의 틱톡과 핀터레스트로 퍼지면서, 대담하고 표현적인 에너지가 그대로 전해진다.

가격 접근성 역시 C-뷰티의 매력을 키운다. 스타일과 현실적인 예산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학생과 사회 초년생들에게, C-뷰티는 부담 없이 자유롭게 시도할 수 있는 선택지가 된다. ‘Into You’의 립 머드나 ‘Judydoll’의 비비드 팔레트는 럭셔리 브랜드 가격의 일부만으로도 고품질의 색감과 질감을 경험하게 해준다. 여기에 또래들의 온라인 호평이 더해지면, 호기심은 곧 체험과 구매로 이어진다. 광고보다 지인의 추천이 더 빠르게 퍼지는 시대에, Z세대에게는 ‘동경’보다 ‘진정성’이 더 큰 힘을 갖는다.

©Judydoll

또 다른 핵심 요인은 바로 디자인이다. ‘Florasis’와 같은 브랜드는 시각적 장인정신을 통해 문화적 스토리텔링을 완성했다. 중국 전통 미술과 건축에서 영감을 받은 문양을 활용해, 수집하고 싶은 예술적 디자인의 콤팩트 제품을 만들어낸 것이다. 한국의 많은 젊은 소비자들에게 이런 제품은 단순한 화장품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오브제로 받아들여진다. 패키지 자체가 자기표현의 수단이 될 때, 그 제품은 자연스럽게 공유하고 싶은 콘텐츠가 된다.

물론 C-뷰티의 성장에는 도전도 있었다. 일부 초기 선두 브랜드들은 브랜드 피로감과 시장 포화를 경험하며, 바이럴 인기만으로는 장기적인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뷰티의 전반적인 성장세는 여전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C-뷰티가 Z세대 소비의 속도와 감각에 완벽히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C-뷰티 트렌드는 빠르게 진화하고, 시각적으로 매력적이며, 감정적으로 만족감을 준다.

@Florasis

이 변화를 지켜보는 글로벌 브랜드들에게 C-뷰티의 교훈은 단순히 ‘화장품’을 넘어선다. 이는 한 세대가 ‘무엇을 보고, 나누고, 함께 만들어가며 의미를 형성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한국에서의 C-뷰티 성공은 오늘날의 뷰티가 ‘외모’가 아니라 ‘표현’의 문제임을 보여준다. Z세대는 ‘어떻게 보이는가’보다 ‘어떤 감정을 표현하느냐’를 더 중시한다. 그리고 C-뷰티는 그 감정을 본능적으로 이해하고 있다.

웰니스 트렌드를 마신다: 음료 시장의 지각변동

By Daniel Kim

해외 시장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코카콜라나 칠성사이다 같은 전통적인 탄산음료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점차 매력을 잃고 있습니다. 부모 세대와 달리 이들은 소모적인 향락보다는 건강과 웰니스를 우선시 합니다. 한국 청년들은 20~30대부터 이미 ‘저속 노화(slow aging)’를 위해 투자하고 있으며, 음료를 선택할 때도 건강한 성분을 중점적으로 평가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코로나19 이후 영양 성분과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영향도 있으며, 젊은 소비자들이 프로바이오틱스, 비타민, 오메가3 등 다양한 건강보조제를 일상적으로 복용하는 트렌드와도 맞물려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젊은 소비자들은 무설탕 탄산음료를 강하게 선호합니다. 2024년 <The Korea Times>에 따르면, 편의점 체인 GS25에서 무설탕 탄산음료의 매출이 전체 탄산음료 판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나랑드사이다 제로인데, 한때 한물 간 브랜드로 여겨지던 이미지를 건강한 ‘다이어트용’ 대안 음료로 재탄생시키며 건강에 민감한 젊은 층의 공감을 얻는 데 성공했습니다.

기존 음료 브랜드들이 급격한 변화에 직면해 있는 가운데, 신규 브랜드들은 젊은 소비자를 겨냥한 혁신적인 마케팅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최근 러닝과 등산 열풍에 힘입어, 한국에서 흔히 ‘이온음료’라 불리는 전해질 음료가 건강 트렌드 및 소비자 수요 변화에 맞춰 빠르게 진화하는 카테고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파워에이드와 게토레이 같은 기존 브랜드들도 무설탕 제품을 출시하며 이러한 트렌드 변화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코카콜라의 토레타는 과일·야채 추출물을 건강한 성분으로 내세우며 업계 선두 브랜드 포카리 스웨트와 차별화하는 동시에, 남성과 스포츠 중심에서 여성과 일상적 수분 보충으로까지 타겟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한편, 국내 스타트업 링티는 보다 의학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으로 한국 전해질 음료 시장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마시는 링거’라는 브랜드 슬로건과 함께, ‘의사가 만든 전해질 파우더 음료’로 홍보하며 기능성과 임상적 신뢰성을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오늘날 젊은 소비자들은 단순히 갈증 해소를 위해 음료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영양 보충을 위한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그들의 기대치는 점점 더 복합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기능성·건강 음료의 트렌드는 프로바이오틱스와 단백질에서 시작해 효소, 콜라겐, 붓기차 등으로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무설탕 혹은 저당 제품을 선호하면서도, 동시에 만족스러운 맛을 요구합니다. 또한 아스파탐 같은 인공 감미료의 부작용에 대해서 신중한 태도를 보이기도 합니다. 특히 다이어트, 피부 개선, 피로 회복, 숙면, 심지어 숙취 해소까지 돕는 추가적 성분와 기능성을 갖춘 새로운 상품에 큰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건강에 민감한 젊은 소비자들에게 수분 섭취를 위한 물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과 웰니스 니즈를 반영하는 다양하고 새로운 음료를 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