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Daniel Kim
‘한국의 브루클린’이라 불리는 성수동은 과거 작은 창고와 공장들(특히 수제화 업체)의 집산지였다. 하지만 저렴한 임대료 덕분에 젊은 크리에이터들이 운영하는 갤러리와 스튜디오가 속속 들어서며, 전형적인 도시 젠트리피케이션의 흐름이 시작됐다.

오늘날 성수동은 개성 있는 팝업스토어들로 가득한 활기찬 플랫폼으로 떠오르면서, 국내외 다양한 브랜드들이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경쟁하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이제 성수동은 관광객은 물론, 시장조사 전문가들에게도 반드시 방문해야 할 명소로 자리 잡았다.

센티플 리서치팀은 성수동 현장 조사를 통해 아래와 같은 주요 인사이트를 정리해 보았다.
프랑스 디자이너 장 줄리앙(Jean Jullien)의 작품이 돋보이는 EQL의 플래그십 스토어는 성수 투어의 흥미로운 시작 포인트였다. 매장 안에는 푸마 발레 플랫과 호카 스니커즈, ARC 러닝 기어까지, 최신 트렌드가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걸코어(Girlcore)와 귀여움(cuteness)의 트렌드는 여전히 성수를 지배하고 있으며, 화장품과 패션 브랜드 전반에 핑크색이 주요 테마로 자리하고 있다. 베티붑(Betty Boop)의 무인 매장은 Z세대 여성 대부분이 실제로는 경험해보지 못한 ‘향수(nostalgia)’를 자극했다. EQL 매장에서는 낮은 공예 테이블과 작은 의자가 마련되어 있어, 방문객들이 컬러풀한 비즈와 참 장식으로 신발끈을 꾸미며 다시 어린 시절 놀이를 하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젤리캣 스페이스(Jellycat Space)’는 이번 방문 중 가장 인기 있는 팝업스토어 중 하나로, 중국의 괴물 인형 ‘라부부(Labubu)’가 촉발한 어른들의 애착 인형 열풍을 효과적으로 이어가고 있었다. 또 하나의 성공 요인은 ‘리미널리티(liminality, 경계적 공간).’ 즉, 파란색 배경의 공간으로 우주여행을 떠나는 듯, 차별적인 색상과 콘셉트 공간에 의해 완전히 다른 세계로 전이되는 듯한 경험이 방문객들을 사로 잡았다.

최근 인형뽑기 기계(Gacha)는 젊은 한국인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마케팅 도구로도 자주 활용되고 있다. 선택장애의 성향이 강한 젊은 소비자들에게 인형뽑기는 무작위성(randomness) 속에서 일종의 안도감이나 위안을 얻게 해주며, 때로는 희귀 아이템을 뽑았을 때 짜릿한 쾌감을 느끼게 해 주기도 한다.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K-pop Demon Hunters와 에잇세컨즈의 협업 팝업스토어는 의외로 한산했다. 성수동에서는 이미 익숙하게 알고 있는 콘텐츠보다는 새롭고 독특한 경험을 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 개인화된 경험(personalized experience)은 소비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효과적인 전략이다. 예를 들어, rom&nd 매장에서 AI가 피부 톤에 가장 잘 맞는 파운데이션 색상을 추천해주는 체험은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브랜드의 효과적인 현지화(localization) 전략은 한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강하게 어필할 것이다. 실제로 뉴발란스의 서울 한정판 컬렉션인 호랑이 무늬 후디와 태극기 로고가 새겨진 러닝 캡은 강한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었다.

성수동의 랜드마크인 디올(Dior) 플래그십 스토어는 11월초 이미 크리스마스 조명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성수동은 언제나 트렌드에 앞서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국내외 브랜드들이 끊임없이 경쟁하며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역동적인 공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