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Daniel Kim
강남 압구정동에 거주하는 대학생 딸이 엄마의 클래식 샤넬 가방을 빌려 친구들과 만나는 자리에 들고 나가는 것은 그리 드물지 않습니다. 50대인 엄마는 백화점에서 명품 셔츠를 구매할 때 가급적이면 딸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스타일과 디자인을 선택하려고 합니다. 강남의 중상층에게도 명품 옷은 꽤 부담스러운 가격이기 때문에 그 가치를 극대화하려는 소비전략입니다.
한국 명품 소비의 핵심에는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사회적 지위를 높이고자 하는 가족 집단의 강한 열망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사실 한국인들은 오랫동안 경직된 위계질서 내에서 경쟁에 익숙해져 왔습니다. 어릴 때부터 명문대 입학을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고 대학 졸업 후에는 삼성, 현대 등 대기업에서 고연봉 직장과 승진을 위한 또 다른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게 됩니다.

따라서 한국에서 명품 소비는 개인의 스타일 추구보다는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관련된 규범과 기대에 부합하려는 욕구에 의해 주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환경을 효과적으로 탐색하려면 끊임없이 변화하는 트렌드의 맥락에서 다양한 브랜드의 계층적 포지셔닝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예를 들어, 대기업에서 성공한 중견사원은 아내에게 패션 조언을 제공하기 위해 명품 브랜드의 헤리티지와 새로운 트렌드를 공부하기 위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많은 정보를 습득하기도 합니다. 자신을 위한 쇼핑보다는 아내와 딸을 위한 명품 소비에 투자하여 간접적인 성취감을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남성들에게 있어서는 착용하고 있는 명품 시계의 레벨에 따라 서로에 대한 인식과 신뢰감이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라미드 표에 나타난 각 명품 브랜드의 계층적 지위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가운데에서 자신의 사회경제적인 배경에 어울릴만한 브랜드를 선택하고 미래에 한 단계 위의 레벨로 진입하기 위한 열망을 가지게 됩니다.
명품 소비에 있어서 이러한 계층적 인식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은 한국인들에게 꽤 익숙한하겠지만 해외 시장과 비교해 보면 주목할만한 특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외국에 비해 한국의 명품 소비는 표현력 있는 개성을 통해 두드러지기보다는 적절한 계층 지와와 미묘하게 결합되는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따라서 노골적인 로고 플레이는 피하는 반면, 절제된 패턴과 은근한 브랜드 코드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디올 재킷 소매 아래 쪽 안감의 브랜드 패턴은 원할 때만 브랜드를 드러낼 수 있기 때문에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